오준호 HDT 대표이사
오준호 HDT 대표이사
  • 김보영 기자
  • 승인 2019.10.28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김보영 기자

[국제매거진] 김보영 기자 = 현재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인공지능기술,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과 융합한 4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는 제조업 기반의 지식산업이 이룬 혁명이다.

‘제조업 기반의 지식산업이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인간생활을 윤택하게 한다’는 기치 아래 꾸준한 연구기술 개발과 인간중심 경영으로 X-ray 이미징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 있다. 명품 강소기업 ‘에이치디티㈜’(대표이사 오준호)다. 

◇ 환자 찾아가는 이동용 X-ray 최초 개발

디지털 X-ray 장비를 만드는 에이치디티㈜는 지난 2011년 2월 설립 이후 치과용·의료용·산업용 X-ray 분야를 이끌고 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연상시키는 휴대 가능한 X-ray기기 ‘MINE’이 대표 상품이다.

‘MINE’은 치과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즉석 X-ray 촬영이 가능하다. 환자가 X-ray를 찾아 움직이는 게 아니라 X-ray가 환자를 찾아 이동하는 것으로, 세계 최초다.

무게가 1.8㎏으로 가벼워 편의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충전식이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크기는 작지만 화질이 선명하고 3초 만에 영상이 출력된다.

특히 기존 X-ray와 비교해 피폭량을 무려 40분의 1로 줄였다. 방사선 걱정 없이 여러 번 찍을 수 있는 획기적 의료장비인 셈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피폭량이 줄어든 소형 X-ray 장비의 허가는 에이치디티의 ‘MINE’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의료수가 적용 대상이라는 게 매력이다.

‘MINE’ 개발 사연이 재미있다. 회사 CEO인 오준호 대표는 조선대 치과센터 근무 경력을 가진 엔니지어 출신이다. 치과센터에 근무한 탓에 일찍이 영상진단장비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표적 영상장치인 X-ray는 피폭 위험이, 초음파는 선명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자연스럽게 접했다. ‘남성도 갑상선암에 걸리는 희한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원인은 방사선 누출이었다. ‘이를 해결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다 저선량 X-ray 개발에 도전하게 됐다. 순전히 휴머니즘의 발로였다.

오 대표는 “뭔가 사람에게 유익한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X-ray가 들어왔다”며 “어차피 X-ray는 다들 써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피폭을 안 주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X-ray 시장이 열린 것은 조금 엉뚱했다. 다름아닌 2009년 토요타 리콜사태였다. 엔진 결함이 원인이었는데, 품질검사과정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자동차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모든 회사들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를 검사할 산업용 X-ray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오 대표는 피폭량을 줄이면서 고출력 X-ray 개발을 위해 주파수를 이용하는 연구를 했다. 성공이었다. 에이치디티를 설립하기 전 일이었다.

이 때 안타까운 경험도 했다. 2010년의 일이다. 주파수를 이용한 연구로 방사선 피폭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 뿌듯한 마음으로 의사들 앞에서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참석한 의사들의 반응이 냉랭했다. 엔지니어 입장에서 좋은 기술 개발이라고 생각했는데 당혹스러웠다.

시간이 흘러 그들이 냉랭했던 이유를 알게 됐는데 어처구니가 없었다. X-ray 기기를 접하는 의사나 기사는 피폭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저선량 X-ray가 필요치 않았던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X-ray는 초기 투자 장비여서 개원때 구비해 특별한 이유 없이 교체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환자들이 저선량 X-ray를 찾게 되면서 의사들도 관심을 안 가질 수 없게 됐다는 오 대표의 귀띔이다.

◇ 고비마다 지자체·기업지원기관과 협력

에이치디티는 지역산업 육성사업의 성공 사례다. 고비 때마다 광주광역시와 광주테크노파크 등 지원 기관과 함께 파고를 넘었다.

2011년 창업 초기 산업용 X-ray로 사업을 시작한 에이치디티는 단순 위탁 생산을 하다가 고유 브랜드제품을 갖고자 기술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자금과 기술인력 부족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이 고비를 지역산업 육성사업으로 넘었다. 이 때 개발한 제품이 ‘H60P’로, 산업용 X-ray 제품의 시초가 됐다.

의료용 X-ray 산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고려하던 중 풀뿌리기업 육성사업인 ‘장수시대 통증치료용 건강용품 육성사업 R&D 수행과제’에 참여, 주력 제품인 Portable(이동식) X-ray 제품군을 보유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Portable X-ray 장치는 0.8㎜ 초점 크기(Focal Spot Size) 튜브를 사용하는데, 이 회사는 0.4㎜ 튜브를 써 가장자리 흐림 현상을 없앴다. 또 고주파 인버터를 채택해 X-ray 피폭을 최소화해 환자와 시술자의 안전을 확보했다.

에이치디티는 국내 의료기기 시장의 한계를 넘어 타킷을 해외로 돌리려했을 때도 도움을 받았다. 해외시장 개척은 인력·자금력 미흡으로 진척을 보지 못했는데, 시장개척단 및 전시회 참가 지원 사업이 눈에 들어왔다. 이를 적극 활용, 마침내 해외 진출의 꿈을 이뤘다.

지금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광주디자인센터와 협력하고, 지역주력산업육성 융복합R&D 과제 수행 등으로 ‘신개념 의료영상 획득 시스템 개발 및 제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에이치디티는 2018년 1월 ‘MINE 2’를 출시했다. 크기는 더욱 작아졌고, 리모컨을 이용한 원격 촬영 기능이 더해졌다.

이 제품은 정형외과·외과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의료환경이 열악한 섬지역 보건소에 납품을 시작했고,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구급차에서도 쓸 수 있도록 응급키트도 선보였다. 이는 의료용 뿐 아니라 제품을 검수하거나 품질관리를 하는 산업용으로도 변신이 가능하다. 제품을 분해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유지한 채 검사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 분야가 무궁하다.

2013년 3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17년 41억 원, 2018년 94억 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목표는 600억 원이다. 창업 당시 3명으로 출발한 직원은 현재 42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85%는 20~30대로, 매우 젊은 기업이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일본·이란·터키 등 해외 47개국에 진출했다. 수출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유럽·멕시코·콜럼비아 등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해 글로벌 시장의 문을 더욱 넓히고 있다. 제품 관련 특허도 8개에 달한다. 경쟁력을 인증받아 광주시 명품강소기업이 됐다.

종근당 자회사인 경보제약과 저선량 X-ray 촬영기기 ‘MINE’ 독점판매 계약을 하고, LG전자와 제품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제2의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오 대표는 “자체 역량으로 해결하기에는 리스크가 컸던 일들을 여러 지원 기관들과 협력해 기술개발을 이뤘고 이는 매출로 이어졌다”며 “2017년 41억원이던 매출이 2018년 114% 증가한 94억 원이 됐고, 새 가족도 1년 사이에  13명이나 늘었다”고 말했다.

◇  ‘Best Safety for Human!’ 가치실현 앞장

에이치디티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에이치디티의 기술이 세계 최고 제품을 생산하는 밑거름이 되고, 이 제품이 인간 미래행복을 주는 기술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것이 곧 지역경제 발전이고, 주주와 임직원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남들이 거부하는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기술 카피’도 내심 바랐다. “의료기기 매출의 핵심은 의료수가 적용 여부다. 제품이 일반화돼야 의료수가 적용이 가능하다. 그 기간은 오래 걸린다. 다른 회사들이 카피해 따라오면 의료수가 적용시기가 당겨질 것이다. 그때 우리는 다른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이미 원천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 오 대표의 설명이다.

에이치디티의 성장에는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오 대표의 홍익인간 철학이 중심에 있다. 피폭없는 X-ray 시대를 열어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고 편리하게 진단을 받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여기에 넉넉지 않았던 가정환경은 ‘남들과 같아선 앞설 수 없다’는 치열함을 몸에 배게 했고 생활신조가 됐다. 이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변화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7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늘 열정을 가지고 달려온 오 대표는 개인적으로 10여건의 특허와 학교 재학시절 20여건의 특허, 에이치디티가 보유한 호주 TGA 인증, 유럽연합 CE인증, 미국 치과용 엑스레이 장치 특허 등록, 휴대용 엑스레이 촬영기 디자인 특허출원 등으로 ‘특허 제조기’라는 애칭이 따라 붙는다. 남다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동료의 도움 없이는 결코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인재경영을 중시한다.

‘한 발 더 뛰자’는 생활철학과 함께 ‘널리 열어나간다’는 홍익인간의 정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기업을 인수하겠다는 희망으로 달려가고 있다.

오 대표는 “오늘의 기술이 내일의 신기술이 아니기에 신기술 장비 개발 등 보다 기술혁신을 이뤄 기업비전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꾸준하고 정직한 기업으로 국내 토종기업, 광주 향토기업의 자존심을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